회사에 '쓸모있는 글'만 남기는 사람이 필요한 이유 - CBO(Chief Bookmark Officer)

먼저, GeekNews에서 CBO(Bookmark)라는 새로운 용어로, 흥미로운 주제의 글을 발견했다. (https://news.hada.io/topic?id=25349)

CBO(Chief Bookmark Officer): 회사에 '쓸모있는 글'만 남기는 사람이 필요한 이유

3줄 요약

  1. 정보 과잉 시대, 단순히 자료를 쌓아두는 '사서'가 아니라 맥락을 짚어주는 '큐레이터'가 필요합니다.
  2. AI가 요약은 해주지만, 우리 회사에 이 정보가 왜 중요한지 판단하는 건 결국 사람(CBO)의 몫입니다.
  3. 슬랙 이모지 자동화, 사내 뉴스레터 등 돈 안 들이고 바로 시작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합니다.

CBO(Chief Bookmark Officer) 사내 지식의 큐레이터


1. 우리는 왜 '북마크'하고 다시 안 볼까?

솔직히 말해봅시다. 브라우저 탭 50개 띄워놓고 "이거 나중에 봐야지" 하며 북마크 누른 경험, 다들 있으시죠? 하지만 그 링크들, 다시 열어본 적 있나요?

지금 기업들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슬랙(Slack), 노션(Notion), 구글 드라이브에 매일 수 기가바이트의 정보가 쌓이지만, 정작 필요한 정보를 찾는 데는 업무 시간의 20~30%를 씁니다. 정보를 저장하는 공간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맥락(Context)' 없이 쌓여만 가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정보 저장이 아니라 디지털 매립지(Digital Landfill)를 만드는 행위나 다름없습니다.

이제는 정보를 수집하는 사람보다, 버릴 건 버리고 읽어야 할 이유를 달아주는 사람, 바로 CBO(Chief Bookmark Officer)가 필요합니다.


2. 사서(Librarian) vs 큐레이터(Curator): 무엇이 다른가?

전통적인 지식 관리자가 '도서관 사서'라면, CBO는 '미술관 큐레이터'입니다. 이 미묘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를 이해해야 합니다.

구분 도서관 사서 (Archivist) CBO (Curator)
목표 "나중에 찾을 수 있게 잘 보관하자" "지금 우리 팀이 꼭 봐야 할 것을 골라주자"
행동 분류, 태그 달기, 저장 (수동적) 필터링, 의미 부여, 배포 (능동적)
결과 거대한 데이터베이스 (창고) 살아있는 인사이트 (뉴스레터, 피드)
비유 모든 책이 있는 도서관 엄선된 작품과 해설이 있는 미술관

핵심 Insight:
데이터가 넘쳐나는 AI 시대에는 '모든 정보를 기록'하는 것보다, '노이즈를 제거'해주는 능력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AI는 환각(Hallucination)을 일으킬 수 있고 뻔한 요약만 제공하지만, 인간 큐레이터는 "이 기술 트렌드가 지난주 우리 서버 장애 이슈와 관련이 있다"는 맥락을 짚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내일부터 당장 써먹는 실전 시나리오 (Action Plan)

거창하게 채용 공고를 낼 필요 없습니다. 지금 당장 우리 팀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구체적인 CBO 활동 3가지를 소개합니다.

시나리오 A. 슬랙(Slack)을 자동화된 도서관으로 만들기

슬랙에서 좋은 글이 흘러가 버리는 게 아깝다면, 'Reacji Channeler' 기능을 활용하세요. 전 직원이 참여하는 큐레이션 시스템이 됩니다.

  1. 채널 생성: #knowledge-base 또는 #insight-archive 채널을 만듭니다.
  2. 이모지 규칙 정하기:
  • 책갈피(🔖): "나중에 정독할 가치가 있는 자료"
  • 전구(💡):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는 영감"
  • 벌레(🐛): "기술적 이슈나 해결책 공유"
  1. 자동화 설정: 슬랙 앱인 'Reacji Channeler'를 설치하고, 특정 이모지가 달리면 자동으로 아카이브 채널이나 노션 DB로 전송되도록 설정합니다.
  • 효과: 굳이 "이거 저장해줘"라고 말하지 않아도, 팀원들이 이모지만 누르면 집단지성이 쌓입니다.

시나리오 B. 노션(Notion) 독서 리스트 2.0

단순히 책 제목만 적는 리스트는 아무도 안 봅니다. '상태''추천사'가 핵심입니다.

  1. DB 구조화: 제목, 저자 외에 상태(Status)추천 이유(Why) 필드를 꼭 만듭니다.
  2. 상태 값 구분:
  • To Read (읽고 싶음)
  • Reading (지금 읽는 중)
  • Strongly Recommend (대표님도 꼭 보세요)
  • Don't Bother (시간 낭비임, 읽지 마세요)
  1. 운영 팁: 매주 금요일, 'Strongly Recommend'가 붙은 아티클 3개만 추려서 슬랙에 공유합니다. "누가" 추천했는지가 신뢰도를 높입니다.

시나리오 C. 읽히는 '사내 뉴스레터' 만들기

"이번 주 공지사항" 같은 제목은 클릭도 안 합니다. 뉴스레터는 콘텐츠 상품처럼 다뤄야 합니다.

  1. 황금 비율: 업무 지시/공지(80%) + 재미/가벼운 정보(20%) 비율을 유지하세요.
  2. 큐레이션 포인트: 단순히 URL만 던지지 말고, 3줄 요약우리 회사에 적용할 점(Takeaway)을 굵은 글씨로 적어주세요.
  3. 제목의 기술: "4월 3주차 주간보고" 대신 "경쟁사가 이번에 가격을 올린 진짜 이유"처럼 호기심을 자극해야 합니다.

4. 이미 잘하고 있는 기업들은?

  • 토스(Toss): '심플함'에 집착하는 문화가 지식 공유에도 적용됩니다. 휘발되는 채팅 대신, 긴 호흡의 글(Long-form writing)로 맥락을 남기는 문화를 지향합니다. 누군가 아이디어를 던지면(Toss), 그것이 흩어지지 않도록 정리하는 문화적 CBO가 곳곳에 있습니다.
  •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개발자들이 쓴 기술 블로그 글이 곧 회사의 자산이 됩니다. 단순히 "해결했다"가 아니라 "어떤 삽질을 했고 무엇을 배웠는지"를 기록하게 하여, 내부 구성원들에게 교과서 역할을 하게 합니다.
  • 카카오(Kakao): 슬랙 대신 자체 툴 '아지트'를 사용하여 주제별 타래(Thread) 중심의 소통을 합니다. 정보가 흘러가버리지 않고 주제별로 뭉치게 하여 자연스러운 아카이빙을 유도합니다.

5. FAQ (자주 묻는 질문)

Q: CBO는 꼭 전담 인력이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초기에는 팀 내에서 정보를 정리하기 좋아하는 '오지랖 넓은' 멤버에게 '지식 챔피언(Knowledge Champion)' 같은 부캐(Side Role)를 부여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Q: AI 요약 툴을 쓰면 되지 않나요?
A: AI는 텍스트를 줄여줄 뿐, '가치 판단'을 못 합니다. "이 정보가 우리 회사의 3분기 목표와 왜 연결되는지" 해석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입니다. AI를 초안 작성용 비서(Copilot)로 쓰고, 최종 편집장(Editor) 역할은 사람이 해야 합니다.

Q: 사람들이 큐레이션된 정보도 안 읽으면 어떡하죠?
A: '정보 다이어트'가 필요합니다. 너무 많이 보내서 그렇습니다. 일주일에 딱 하나, "이거 하나만 읽으면 이번 주 트렌드 파악 끝"이라는 확실한 신뢰를 주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양보다 질입니다.


[부록] 심층 분석: CBO 도입을 위한 실무 가이드 (Deep Dive)

 

부록 A. 지식 관리 ROI 산출 공식 상세

경영진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감성적인 호소보다는 구체적인 숫자가 필요합니다. 아래는 CBO 도입 효과를 화폐 가치로 환산하는 논리적 프레임워크입니다.

1. 생산성 손실 비용 계산 (Cost of Inaction)

먼저, 현재의 비효율로 인해 낭비되고 있는 비용을 계산합니다.

시뮬레이션:

100명 규모의 기업이 CBO가 없을 때 낭비하는 비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실제로는 검색 시간 중 일부는 필수적이므로, 이 중 '비효율적 검색' 비율인 30~50%만 적용해도 연간 수십억 원의 손실이 발생합니다.)

2. CBO 도입 후 기대 이익 (Expected Benefit)

CBO 도입 및 지식 큐레이션 시스템 구축을 통해 검색 시간을 20% 단축한다고 가정합니다.

위의 예시에서 연간 절감액은 약 45억 원에 달합니다. 여기에 CBO 연봉과 툴 비용(약 1~2억 원)을 제외하더라도 ROI는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3. 추가적인 가치 (Intangible Benefits)

  • 온보딩 기간 단축: 신규 입사자가 업무를 파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된다면, 2개월분의 인건비가 절약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 중복 투자 방지: 이미 A팀에서 구매한 시장 보고서를 B팀이 모르고 또 구매하는 비용을 방지합니다.

부록 B. 사내 뉴스레터 성공을 위한 체크리스트

사내 뉴스레터가 '스팸'이 되지 않기 위한 필수 점검 사항입니다.

표 2: 성공적인 사내 뉴스레터 구성 요소

요소 세부 사항 팁 (Best Practice)
제목 (Subject Line) 클릭을 유도하는 매력적인 문구 "4월 뉴스레터" (X) -> "이번 달 우리를 구원한 3가지 팁" (O)
개인화 (Personalization) 받는 사람의 이름을 포함 "안녕하세요, 민수님!"과 같이 개인화 태그 사용
구성 (Layout) 스캔하기 좋은 구조 (Scannability) 긴 줄글 대신 불렛 포인트, 이미지, 카드 뉴스 형태 활용
콘텐츠 믹스 정보(80%) + 재미(20%) CEO 메시지만 채우지 말고, 동료의 인터뷰나 맛집 추천 포함
발송 시간 업무 집중도가 낮은 시간대 월요일 오전보다는 화요일 오후나 금요일 점심 직후 추천
모바일 최적화 스마트폰에서의 가독성 출퇴근 시간에 모바일로 확인하는 직원이 많음을 고려
CTA (Call to Action) 명확한 행동 유도 "더 읽기", "설문 참여하기", "위키 수정하러 가기" 버튼 배치

부록 C. CBO 직무기술서 (JD) 예시

CBO 또는 사내 지식 큐레이터를 채용하거나 보직 변경을 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직무기술서(Job Description) 초안입니다.

[채용] 사내 지식 큐레이터 (Knowledge Curator)

우리는 이런 분을 찾습니다:

우리 회사의 슬랙과 노션에는 수많은 보석 같은 정보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깊숙이 묻혀 있어 아무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흩어진 정보를 모아 '맥락'을 부여하고, 동료들이 더 똑똑하게 일할 수 있도록 돕는 '정보의 지휘자'를 찾습니다.

주요 업무 (Responsibilities):

  • 지식 발굴: 사내 메신저, 회의록, 외부 트렌드 리포트에서 우리 조직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식별합니다.
  • 콘텐츠 큐레이션: 식별된 정보를 알기 쉽게 가공하여 사내 위키(Notion)에 정리하고, 뉴스레터로 발행합니다.
  • 시스템 관리: 정보 분류 체계(Taxonomy)를 수립하고, 오래된 정보는 폐기하거나 업데이트하는 정보 수명주기(Lifecycle)를 관리합니다.
  • 문화 확산: "기록하는 문화",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사내 캠페인과 교육을 기획합니다.

자격 요건 (Qualifications):

  • 복잡한 정보를 구조화하고 핵심을 요약하는 능력이 탁월하신 분 (글쓰기 능력 필수).
  • 노션(Notion), 슬랙(Slack), 재피어(Zapier) 등 협업 및 자동화 툴 사용에 능숙하신 분.
  • 다양한 부서와 원활하게 소통하며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친화력을 가지신 분.
  • 지식 관리(KM), 테크니컬 라이팅, 사서, 에디터 관련 경력이 있으신 분 우대.

우리가 제공하는 것:

  • 단순한 지원 업무가 아닌, 조직의 생산성을 책임지는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대우.
  • 최신 협업 툴과 AI 기술을 접목하여 자신만의 지식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볼 수 있는 기회.

참고 문서